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(Big Step·기준금리를 한 번에 0.5%P 인상하는 것) 단행으로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예·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'파킹통장'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.
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파킹통장 금리를 주는 곳은 OK저축은행이다. OK저축은행은 지난 8일부터 'OK읏통장' 금리를 0.2%P(포인트) 인상해 연 최고 3.2% 금리를 제공 중이다.
예치금 1000만원까지 기본 연 3% 금리를 주고, 시중은행이나 증권사 앱(애플리케이션) 오픈뱅킹에 이 통장을 등록하면 연 0.2%P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. 예컨대 1000만원을 넣어두고 우대금리 조건을 채웠다면 매달 세후 2만256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.
웰컴저축은행도 5000만원 한도로 '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'의 금리를 최고 연 3%까지 준다. 기본금리 연 1.5%에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1.5%P를 얹어준다. 우대금리 조건은 △100만원 이상 급여이체시 연 0.5%P △이 계좌로 CMS 또는 지로 자동납부시 연 0.5%P △개인정보 수집이용(마케팅 이용목적 등)과 멤버십 가입이용 동의시 연 0.5%P 등이다.
SBI저축은행 역시 최근 파킹통장인 '입출금통장' 금리를 연 1.6%에서 연 2.2%로 올렸다. 이 금리가 적용되는 예치금 한도는 1억원까지다.
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저축은행보다 금리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넉넉한 한도를 앞세워 고객들을 끌어모으려 하고 있다. 케이뱅크는 지난 15일부터 파킹통장인 '플러스박스' 금리를 연 1.3%에서 연 2.1%로 인상했다. 최대 3억원까지 이 금리를 적용한다.
토스뱅크 역시 출범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끈 '토스뱅크 통장'을 1억원 한도로 연 2%의 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. 특히 다른 금융사와 달리 하루마다 이자를 줘 '일 복리' 효과도 누릴 수 있다.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'세이프박스' 금리를 1억원까지 연 1.2%를 적용하고 있다.
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파킹통장 금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건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처를 잃은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. 주식이나 가상자산(암호화폐)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여윳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파킹통장 쪽으로 유인하려는 것이다.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수신금리가 더 오를 때까지 단기간 돈을 맡길 곳을 찾는 수요를 공략하려는 의도도 있다.
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"초저금리 기조 속 파킹통장 주도권을 일부 인터넷은행에 내준 측면이 있는데, 최근 금리인상기를 맞아 다시 이 주도권을 되찾아오려는 분위기"라며 "앞으로 수신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시장 기대가 큰 만큼 단기간에 목돈을 넣어두려는 수요가 파킹통장에 몰릴 수 있어 업계 간 경쟁이 더 심화할 수 있다"고 밝혔다.
인터넷은행 관계자는 "시중은행과 달리 대면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'고금리 정책'을 쓸 수밖에 없다"며 "은행 보통예금보다는 금리가 훨씬 높지만 적금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파킹통장이 유용한 자금조달 창구가 되고 있다"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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